최근 성인 ADHD에 대한 콘텐츠가 유튜브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서 다뤄지고 있다. 어릴 때는 '그저 타고난 성격이려니'하며 넘겼던 이들도 이 같은 영상들을 통해서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치료의 계기가 될 수 있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중 금쪽상담소에 출연했던 박소현 님과 가비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은 다른 양상의 ADHD를 알 수 있어 이번 글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1. 박소현 님의 조용한 ADHD
퇴근 시간이면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소리! 20년이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소현 님은 밝고 청량한 목소리로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도 고민이 있었는데, 바로 너무 심한 건망증이었다. 프로그램 초반,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 한 에피소드가 나오며 '안면실인증'은 아닌지 의심도 받았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온 건망증 이야기가 나오면서 오은영 박사님은 그녀가 '조용한 ADHD'라는 아닌지 심도 깊게 다뤘다. '조용한 ADHD'는 과잉 행동은 없지만 주의력 저하만은 겪는 것으로 행동으로, 겉으로 나타나는 산만함이 없기 때문에 어릴 때 ADHD를 진단받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일상의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소현 님도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주의력에 문제점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가 호소한 어려움의 대부분은 주의력이 떨어질 때 정보 저장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었다. 반면에 기억에 잘 남아 있는 것들은 관심이 가는 즉, 집중을 잘하고 흥미를 크게 느끼는 부분들이었다.
2. 가비 님의 성인 ADHD
댄서 가비 님은 전형적인 성인 ADHD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거나 산만하다거나 충동적인 면이 이어져 오고 있었다.
그녀가 힘들어했던 부분은 머릿속에서 생각한 말이 어느 순간 입 밖으로 나와 오해를 사는 것이었다. 분명 나쁜 뜻으로 꺼낸 이야기가 아니지만, ADHD의 특성상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튀어나와 이를 듣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때론 공격한다는 오해를 사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오은영 박사님이 대중에게 당부한 점은 주의력은 뇌의 발달 상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 20대 초 중반까지도 발달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더딜 수 있고 너무 문제시하기보다 따뜻하게 이들을 바라봐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3. ADHD로 인한 오해
가비 님 편을 보면 성인 ADHD 체크리스트가 나온다. 더불어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서도 체크리스트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게으르다', '시간 약속을 안 지킨다.', '너무 충동적이다.' '귀차니즘이 심하다.'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한다' '인내심이 없다.' 등 살아가면서 오해받을 수 있는 점들이 많다는 점이다. 물론 이 말들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앞에서도 오은영 박사님의 당부에서 언급된 것처럼 단지 뇌의 성장 속도가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있을 뿐 그들의 못난 기질 혹은 성격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DHD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많은 단점들로 인해 오해를 사고, 비난을 듣는 등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인 ADHD를 겪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ADHD와는 상관없이 오해들로 쌓인 마음 상처로 인해 겪게 되는 것이다.
4. 성인 ADHD에 대해
원인
ADHD는 아동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생애에 걸쳐 겪을 수 있는 신경정신의학적 장애라 할 수 있다. 발생 원인은 주의력과 관련된 뇌 부위인 전두엽 두정엽, 변연계와 기저핵 등의 기능에 장애라 할 수 있다.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인데, 이 때문에 정보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성인 ADHD의 증상
- 해야 할 일을 잘 까먹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 시간 관리 능력이 약해 지각을 하거나, 정해진 시간 내 해야 하는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 대화 도중 딴생각이 많아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인다.
- 지루함을 못 견뎌하고, 새로운 것을 계속 찾는다.
- 정리 정돈이 서툴고, 물건을 둔 곳을 까먹는다.
-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 아주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이내 후회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 충동적인 소비 후 빨리 싫증 낸다.
- 금전관리를 계획적으로 하지 못한다
- 시작한 일을 마무리 하지 못 하고 중도 포기하는 일이 잦다.
- 직업이 자주 바뀐다.
- 과속,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 운동습관이 충동적이다.
- 도박이나 약물, 스마트폰, 음주, 위험한 행위 등에 중독되기 쉽다.
공존질환
성인 ADHD가 아동에 비해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공존질환 때문이라고 한다. 특정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도 상담과 치료가 이어질수록 ADHD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자신이 ADHD라는 사실은 모른 채 일상생활에서의 부적응을 겪게 되면서 다른 질병이 발병하는 것이다.
ADHD와 관련된 공존질환으로는 사회 공포증, 간헐적 폭발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 양극성 장애, 알코올 남용 및 의존, 물질 사용장애, 기분부전증 등이 있다.
5. 무엇보다 중요한 것 = 관심
뇌 과학과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ADHD는 정상적인 활동이라 본다. 인간은 수만 년 동안 야생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했고, 주위 자극에 즉각 반응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DNA적 특성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당연히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라 일컫는 100~200년도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한 곳에 머물며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생활을 하게 됐다. 우리의 뇌는 아직 이에 맞게 진화하지 못했다 보니 그 옛날 당연했던 민첩한 반응들이 이제는 주의력 부족, 과잉행동, 산만한 행동으로 비치고, ADHD라는 병명을 만들어낸 것이다.
당연했던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된 시대! 지금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은 ADHD에 대해 더 자세히 아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를 생활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기에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
ADHD를 문제시하거나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되기보다는 심리학이나 의학 또는 뇌과학적인 지식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더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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