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스터디

가스라이팅 차단하는 방법! 인정과 사랑 욕구에 대한 재정립

by 엘굿 2022. 12. 3.

최근 가스라이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튜브에 검색어만 입력해봐도 유명 인사들의 수많은 영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은 주로 피해자들이 갖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 가스라이팅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실 가해자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관심이 없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가스라이팅이라 여기지도 않으며, 이에 따라 자신이 가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그저 타인을 지배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자 하는 욕구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오히려 피해자들만이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가스라이팅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보는 게 현실인 듯하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에 대해 지나치게 치우친 관심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애초에 차단하는 것이다. 과연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스라이팅

1. 자신의 인정과 사랑에 대한 욕구 파악하기

가스라이팅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은 가해자가 일방적인 역할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상호 작용 속에서 위해를 끼치는 자와 피해를 당하는 자가 생긴다는 뜻이다. 즉, 가스라이팅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지분이 모두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짊어지게 되는 역할은 무엇일까?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생각은 상대에게 사랑이나 인정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타인의 관심을 받을지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온통 그 사람에게 시선이 쏠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휩쓸리며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는 억압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상대가 가해자 성향이 있다면 이를 알아채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알 수 있는 가스라이팅을 차단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이 상대의 인정이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지는 않는가'를 알아채는 것이다.
사실 타인의 인정과 사랑은 삶을 사는 원동력과도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교류하며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 지나쳐 오직 타인의 관심 어린 시선만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바로 양육자가 조건부적인 관심이나 사랑을 준 경우다. 아이가 집안일을 돕는 등의 착한 일을 했을 때, 시험 성적을 잘 받았을 때,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을 때 등 어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을 했을 때만 관심과 칭찬을 들은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상황적으로 칭찬하고, 예뻐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유독 이런 상황에서만 긍정적 반응을 해줬다면 아이에게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타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은 받을 수 없고, 자신이 인정받을만한 행위를 해야만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양육자를 비롯한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애정을 느끼기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게 되는데, 이러한 성향이 성인까지도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스라이팅의 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애정은 자신이 무언가 애쓰지 않아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래야 타인의 인정만을 전부라고 생각하는 왜곡된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또한 가스라이팅을 일삼는 가해자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2. 인정 욕구를 이용하려는 사람 걸러내기

가스라이팅에 있어 가해자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영향력 행사를 위한 통제력 획득이다. 상대방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생각하게 하려는 것이다. 
일상에 통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유치원 아이들이 산책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양육자나 선생님의 적절한 제지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가스라이팅 상황에서의 통제는 이와 다른 게 애정이나 인정, 관심을 볼모로 삼는다는 점이다.
연인 사이라면 '나를 사랑한다면 내 뜻에 따라줬으면 좋겠어.'라는 말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각자의 의견이 달라 대립 중일 때, 협의점을 찾기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용해 자신의 뜻대로 밀고 나가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사랑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가해자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직장이라면 상사가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내 말대로만 해. A 팀장이 이번에 이거 잘 해내면 그때 능력 인정해 줄게.' 상대 부하에게 실력을 증명해 보이라는 취지로 자신의 말대로 하라는 통제 범위를 설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피해자가 이제 막 승진해 팀장이 된 사람이라면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상사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직장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능력 인정이라는 것을 빌미로 가해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는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엄마가 틀린 말 한 적 있어? 부모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더라.'라는 말로 지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말속에는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가장 잘 알고,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부모의 말이 다 맞다는 뜻이 숨어 있다. 피해자인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계속 받기 위해 꼼짝없이 그들의 말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위 상황의 말들이 너무 일상적으로 듣는 말이라 통제와는 무관한 말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바꿔 생각하면 가스라이팅이 생활 속에 만연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를 자신의 통제 아래 두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은 사랑, 인정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밀접한 거리의 관계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같은 예를 살펴봤을 때, 가스라이팅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피해자를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해 인정 욕구를 계속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가스라이팅 초반 상황에서의 차단이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가해자들이 애정을 빌미로 피해자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들은 발견 즉시 걸러내야 한다.


 

 

 

3. 나에 대한 믿음 확고히 하기

앞에 설명한 두 가지 차단법대로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가해자의 통제 성향을 알아채더라도 그들의 손아귀에 걸려들 수 있다. 또한 가해자는 지속적인 충고나 비난의 방식 등으로 피해자에게 영향력을 끼치려 할 것이다. 가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는 이유는 '너는 틀리고 내가 맞아.'라는 생각을 주입시키기 위해서다. 그래야 상대방을 쉽게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어.'라며 가해자들의 장단에 동조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들이 뭐라고 하든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라고 생각해야 가스라이팅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사랑을 갈구하는 피해자들이 이 생각을 갖기란 쉽지 않다. 처음에는 가해자들의 말을 신경 쓰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더라도 그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어조의 강도를 높이면 흔들리게 된다. '나를 사랑하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급기야 '내 생각이 틀리고, 그들이 맞을지도 몰라.'라는 생각까지도 들 수 있다. 이것은 가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방향으로, 피해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순간이 와야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먼저 피해자 측면에서 얘기하자면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 의존하다 보니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 또한 같은 맥락에서 타인을 전부 파악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보는 것은 타인의 일부일 뿐 그들의 전부를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가스라이팅에 흔들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마치 나의 모든 면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그들의 조언이나 지적이 과장되고 왜곡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상당히 무례하기까지 하다는 것 또한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가해자들은 사랑이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피해자의 마음을 미끼로 영향력과 통제력을 과시하고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가해자들의 말에 휘둘려 자신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이다. 가해자들이 아무리 트집을 잡고, 때로는 유혹하며 피해자의 생각을 흐트러놓으려 해도 자신의 생각과 신념, 가치관 등을 믿는다면 그들의 노력은 헛수고가 될 것이다.


 

4. 자신을 향한 사랑이 먼저다

가스라이팅이 심리학 용어는 아니지만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힘이 많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에 대한 애정을 타인의 시선으로 판단하려는 심리와 자신의 존재감을 타인을 통제함으로써 충족시키려는 심리 모두 자신에 대한 애정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글에서 언급한 가스라이팅 차단법들은 피해자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당당히 직면해야 행할 수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인정 욕구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세력을 분별해 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 모두 자신을 먼저 돌아본 이후에야 할 수 있는 작업들이다. 자신을 우주의 어느 별보다 가장 빛나고 소중하게 만들겠다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하길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