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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스터디

무기력과 우울이 생기는 원인! 학습된 무기력과 귀인이론

by 엘굿 2022. 12. 7.

정말 의욕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살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싫고 몸과 정신이 축축 늘어지는 무기력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러한 의욕도, 기운도 없는 상태에서는 학업이나 직무를 수행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쉬는 날도 별로 반갑지 않고,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있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면 무기력해진 자신에 대한 비하를 하게 되고, 앞으로도 이럴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 같은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신체적으로는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아플 수 있고, 정신적으로는 우울한 기분이 계속 돼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가 힘들어진다.
재미와 흥미를 느끼며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힘들게 만드는 무기력증은 왜 생기는 걸까? 여러 심리학적 이론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학습된 무기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럴 기력도 없다.'는 상태는 자포자기한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러한 상태가 알고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패 상황에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한 이론이 학습된 무기력 이론이다.

도망가지 못하는 개

개를 우리에 가두고 전기 충격을 주는 잔인한 실험이 있었다. A집단의 개에게는 전기 충격이 가해졌을 때 이를 멈출 수 있는 버튼을 주었고, B집단에는 아무리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버튼이 장착되었다. 그 결과 A집단은 이를 통해 도피 기술을 획득할 수 있었고, 반면 B집단의 개들은 전기 충격을 피하지 못하고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24시간이 흐른 뒤, 두 집단의 개들을 우리에서 꺼내 모두 같은 조건의 상황에 다시 노출시켰다. 이번에는 전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벽만 넘으면 쉽게 피할 수 있도록 실험 환경을 만든 것이다. 버튼을 눌러 도피할 수 있었던 A집단은 쉽게 이 벽을 넘어갔지만, 버튼이 있어도 충격을 피할 수 없었던 B집단의 개들은 이 벽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전기 충격을 받고 있었다. 즉, B집단은 도피 기술을 획득하지 못한 것이고, 나아가 일단 충격을 받으면 무슨 짓을 해도 벗어날 수 없다는 무기력을 학습한 것이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B집단은 통제불능성을 학습한 것으로 아무리 환경이 바뀌어도 자신의 노력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과 자포자기를 학습한 것이다.

좌절하는 인간

충격적인 사실은 이와 비슷한 실험을 사람을 대상으로 했을 때도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전기 충격 대신 불쾌한 소음이나 풀기 어려운 시험 문제 등으로 대체되었는데, 반복적으로 이런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은 상황이 바뀐 후속 실험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즉, 소음을 제어할 수 있고, 쉽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환경에서도 이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이에 따라 문제 상황 해결 자체를 포기하고 그대로 그 좌절 속에 머무는 무기력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학습된 무기력의 핵심은 반복되는 실패 경험에 있는데, 특히 이것이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통제가 전혀 불가능할 때 정서적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만약 현재 자신이 무기력을 겪고 있다면, 일상에서 좌절을 느끼는 순간이 지속적으로 있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노력해도 오르지 않는 시험 성적이나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개선되지 않는 업무 성과 등으로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아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귀인 이론

만약 '학습된 무기력 이론'으로 자신의 무기력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면 '귀인 이론'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 이론은 사회심리학에서 다루는 것으로, 자신이나 타인의 어떤 행동적 결과에 대해 이를 일으킨 원인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 추론 과정을 거쳐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행동이 달라지게 된다는 게 이론의 주요 골자인데, 이를 통해 무기력이나 우울증도 설명이 가능하다.

내부적 vs 외부적 귀인

행동의 원인을 행위자의 내부에서 찾는지, 아니면 외부의 탓을 하는지에 따라 후속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성격이나 능력 등을 따져볼 수 있고, 외부적으로는 당시 상황이나 환경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무기력에 적용시켰을 때, 그 원인을 자신의 내적 요소인 노력이나 능력 등의 부족으로 해석할지, 혹은 외부적 차원인 비협조적인 동료, 업계의 전반적 불황 등을 탓할지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자신 안에서 그 원인을 찾는 성향이 강하다면 의욕 상실, 자존감 손상 등을 겪으며 무기력을 비롯한 우울증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실패의 원인이 자신의 부족함 혹은 결함 탓이라고 결론 내려 자기 비하 등을 통해 자신을 공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정적 상황에 대한 지나친 자기 탓은 정서적 건강함을 헤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에 외부 귀인을 할 경우 자신보다는 타인이나 외부 조건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부담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좌절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비교적 가볍게 극복할 수 있다.

안정적 vs 불안정적 귀인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내부-외부, 혹은 상황-환경 등과 상관없이 원인을 비교적 변화가 없는 요인에 돌리는지, 반대로 변화 양상이 큰 것에서 찾는지에 대한 차원의 귀인이다. 전자의 예로는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지능, 적성 등을 들 수 있고, 후자의 예로는 노력, 의지력, 주의집중력 등이 있을 수 있다.
무기력은 안정적 차원의 요인에 귀인 했을 때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즉,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반복되는 실패와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미래에 대해서 변화 가능성이 적은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 등을 탓하게 될 경우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바뀔 가능성이 없다'라는 왜곡된 생각이 심해지고, 비합리적 신념이 뿌리 깊게 박혀 '해도 의미 없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폭이 큰 불안정적 요소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무기력을 겪기는 해도 일시적일 뿐 장기화되지는 않는다. 만약 노력이나 의지력 부족 등에 귀인 했다면 이를 보완하거나 휴식 등의 충전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반적 vs 특수적 귀인

행동의 결과에 대한 원인 추론 시, 적용 범위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이후 행동에 차이를 보인다. 만약, 업무 성과에 대한 부진의 원인을 찾을 때, 전반적 귀인을 할 경우 자신이 가진 능력 자체가 전부 부족했다는 사고를 할 수 있는 반면, 필요한 여러 능력 중 하나인 '자료 분석 능력이 이번에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다'라는 특수적 귀인을 할 수도 있다.
무기력에 이를 적용해 본다면 전반적 귀인을 하는 경우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업무 성과 부진에 대한 고민이 인생 전반의 문제로 확대돼 업무 능력뿐 아니라 지적 능력, 생활 능력 등 자신의 타고난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고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 차원을 종합해 보자면, 무기력증과 우울증은 통제력 상실을 느낄 수 있는 실패에 대해서 내부적-안정적-전반적 귀인을 하는 경향이 강할 경우 겪을 수 있다. 잘못된 방향의 사고가 왜곡된 신념이 돼 정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무기력

3. 무기력이 삶을 지배할 때

학습된 무기력 상태는 우울증의 증상과 유사하다. 그래서 이를 방치하거나 머물러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선택이 아니다. 또한 이것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게 아닌 반복적인 부정적 경험이 쌓여 강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책을 세워두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아무리 작은 실패 경험이라 할지라도 쓰라린 감정이 밀려올 때 이를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마음을 헤아려 스스로를 달래며 따뜻한 위로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 내부적 귀인을 해도 자신의 존재 가치가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더불어 지속적인 감정의 억압으로 인해 생긴 강렬한 반작용에 의한 무너짐도 예방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생활 속 작은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는 취미나 생활 습관을 만들고 삶의 여러 분야에 배치해둬야 한다. 만약 직업적 어려움을 겪게 됐을 때, 인생의 다른 차원에 미리 만들어둔 긍정 경험들을 활용한다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전반적 귀인을 차단하고, 특수적 귀인 차원에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기력이나 우울감이 아예 없는 삶을 꿈꾸는 것 또한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언제든 느낄 수 있고, 이를 경험하는 그 순간이 왔을 때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야겠다'라는 마음이 오히려 현명하고 현실적인 생각이다. 
현재 무기력증을 겪고 있거나 이에 대한 원인을 찾고 있다면 위 이론들을 통해 자신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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