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시때때로 우울한 감정을 경험을 하며 살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우울증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며, 이내 다시 기분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정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생활까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각자가 느끼는 우울함의 정도는 모두 다르며, 그 유형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우울 증상을 같은 잣대로 놓고 판단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의 유형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정상과 병적 우울의 구분
정상적 우울
우울함이라는 정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실패를 비롯한 상실이 있을 때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으로 경미한 기분 저하 정도만을 느꼈다면 정상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일시적이고, 회복탄력성을 발휘해 다시 일상을 회복한다면 자연스러운 심리 과정을 겪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병적 우울
하지만 이것이 회복이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가 된다면 우울증이라는 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울함의 강도도 강해지고, 다양한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학업이나 업무,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생활 전반에 걸쳐 부적응 상태가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 우울증의 다양한 구분 기분
조증의 발생 여부에 따른 구분
조증은 우울한 기분과는 반대로 기분이 과도하게 고양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비정상적인 자신감을 보이고, 의욕 또한 비합리적인 수준에 있어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여러 가지 일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실패를 맛보게 되고, 현실적으로 심한 부적응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와 같은 조증 경험이 과거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단극성 우울증'에 해당하고, 과거 이력이 있다면 '양극성 우울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증상 발생 원인의 내외적 요인에 따른 구분
우울한 감정을 일으킬만한 특별한 사건이 없음에도 증상이 나타날 경우가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유전이나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찾을 수 있다. 이를 '내인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증상 유발 원인이 어떤 일의 실패, 연인과의 실연, 가족과의 사별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면 '외인성 우울증'이라 할 수 있다.
증상의 심각성에 따른 구분
우울 증상이 과하고, 현실 판단 능력 저하뿐 아니라 환각이나 망상 등이 나타난다면 '정신증적 우울증'이라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현실과는 먼 왜곡되고 극단적인 죄의식을 보이게 되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비해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망상 증상 없이 부정적인 생각에만 매몰되어 있다면 '신경증적 우울증'으로 구분한다. 이는 의욕 상실 및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로 일상적인 생활면에 있어서 다소 불편을 겪긴 하지만 심각한 부적응 상태는 아니다.
이외에도 산후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 등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3. 주요 증상
정서 상태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울한 기분을 지속적으로 느낄 뿐만 아니라 무가치감, 공허감, 좌절감, 절망감, 죄책감 등을 동반한 정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불쾌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되며, 자신의 과거를 비롯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의미 없이 살았다'는 허무감과 공허감을 느낀다. 또한 실패나 상실에 대한 왜곡된 생각으로 인해 슬픔과 좌절감을 느끼고, '이렇게 못난 자신을 받아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라는 외로운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절망감으로 이어져 침체된 정서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된다.
인지 상태
더 큰 문제는 위와 같은 정서 상태가 단순히 유지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덩이가 커지듯 더욱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겪은 경험에 대한 인지 과정이 점점 더 부정적인 관점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도 그 견해를 뒤집어 실패 사례로 생각하고 되고, 현재 겪는 사건들에 대해서도 장점보다 단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또한 미래를 보는 시선 또한 왜곡돼 자신의 앞 날을 비관적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찾는데 사고가 더 익숙해진다. 또한 자신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도 열등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에 따라 자신에게는 비하적인 생각을 품고, 타인은 적대적 존재로 받아들인다. 더불어 주의집중력도 저하되는 문제를 겪게 되는데, 학업이나 업무 수행에 있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행동 양상
가장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 점은 활기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우울한 감정으로 인해 활동에 대한 의지가 떨어지고, 그저 가만히 있으려고 한다. 이는 만성적인 피로감과도 연결이 되는데, 움직이는 것 자체에서 피곤함을 느끼고, 귀찮아하며, 잠자리에 들어도 불면에 시달리기 때문에 신체적 활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흥미나 의욕도 잃게 되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엄두 자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그저 미루게 되는 것이다.
또한 수면 부족은 아침 기상 시간에 영향을 미쳐 학교나 회사에 지각하는 등의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며, 낮시간에 심각한 졸음을 불러오게 된다. 반대로 과다수면을 해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빈번한 졸음을 참기 힘든 경우도 있다.
신체 증상
가장 심각한 변화는 식욕의 변화이다. 이는 사람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어떤 사람은 아예 식욕을 잃어 체중이 감소하는 반면, 식욕이 너무 강해져 살이 급격하게 느는 사람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화 반응으로 소화불량이나 근육통 등을 자주 겪고,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도 쉽게 걸리게 된다.
4. 우울증,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우울한 감정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이지만, 이것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상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더 크게 존재한다.
당사자의 경우, 심신의 고통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 치료받기를 꺼려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상태를 솔직히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한다. 부정적인 시선과 불이익이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제삼자의 입장에 있는 경우, 타인의 고통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정신이 나약하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반면에 마치 전염성 질환처럼 생각하고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우려해 피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우울증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은 마땅히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울증을 겪는 당사자의 빠르고 원만한 극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주변 가족들도 고통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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