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두 번째 챕터는 ‘과소평가’된 인간의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은 동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챕터에서도 먼저 제목으로 결론을 이야기하며 시작하고 있다. 물론 한 챕터의 제목이기에 큰 의미 부여를 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의 논리 전개상 또 하나의 파격적인 행위로 보인다. 챕터 1에서도 밝혔듯이 ‘의식적 사고’에 대한 과장된 믿음을 가진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버리기 위한 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1. 인간이 동물인 증거 1 - 생존 경쟁
1-1. ‘알파 수컷’이 존재하는 세계
인간이 동물일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증거는 ‘생존 경쟁’에 있다. 저자는 대자연의 ‘생존 경쟁’으로 시작해 연어, 침팬지를 거쳐 인간의 수준까지 좁혀온다. 특히나 성비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연 상태인 동물의 경우 성비가 3:7(수컷:암컷)로 일명 ‘알파 수컷’과 그 무리가 암컷을 독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1-2. 인류의 생존 경쟁의 결말 = 성비 불균형
하물며 인간 또한 동물이기에 성비가 불균형을 이루는데 우리 조상들의 경우 1:2로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요즘에는 ‘일부일처제’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에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사극만 봐도 ‘일부다처제’가 연출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즉, 가까운 과거만 봐도 인간의 동물적인 면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성비 또한 ‘생존 경쟁’의 틀로 보면 인간 또한 대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수의 힘 있는 권력자들이 생존 경쟁에서의 우의를 차지하고, 그 외의 다수는 유전자를 남길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굉장히 오랜 세월을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손을 남기기 위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오고 있는 셈이다.
2. 인간이 동물인 증거 2 - 남자들의 과소비
두 번째 증거는 꽤 문명화된 하지만 의식하기 어려운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남성들의 소비 행태인데 한 도시의 성비를 살펴봤을 때 여성 비율보다 남성 비율이 높을수록 남성들이 과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생존 경쟁’과 관련이 있다. 권력자가 되지 못하면 후세를 남기지도 못할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남성들의 경우 다소 극단적이고 과격한 선택을 하는 쪽으로 진화해왔다. 이들의 후손인 오늘날의 남성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비를 파악하고 분리한 입장에 높이지 않기 위해 많은 지출을 해서라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석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힘보다는 다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인 바로 돈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방법이 조금 세련되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우리 인간은 동물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생존과 행복의 관계
3-1. 뇌=생존 지침서
도대체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에서 ‘생존 경쟁’이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출처 : FREEPIK)
이쯤에서 다시 한번 뇌가 등장한다. 챕터 1에서 인간의 경험 자체가 뇌 속에서 일어나는 한 편의 ‘쇼’라고 언급했다. 또한 챕터 1의 말미에는 행복을 뇌에서 만든 소리로 비유하고 있다. 챕터 2에서는 우리 뇌의 최상위 기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생존 지침서’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뇌→행복’, ‘동물→생존 경쟁’, ‘뇌→생존 지침서’로 이어지는 관계성을 통해 인간이란 철저히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동물’임을 그리고 그 ‘동물’의 생존에 ‘행복’이 관련되어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4 행복의 기원 - 챕터 2에서 배운 것
저자는 아주 명료하게 ‘인간은 동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도 강력 사건들을 보며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을 보며 ‘저 동물 같은 놈’이라거나 ‘인간도 포유류인 이상 동물이다’라는 생각은 꽤 해왔기 때문이다.
4-1 인간’도’ 동물이다
하지만 저자와 내 생각의 분명한 차이는 인간의 위치를 어디 놓느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와 같은 생각의 경우 인간이 동물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해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개, 고양이 등의 짐승보다는 상위에 놓은 존재로 보고 있다.
반면에 저자는 인간과 다른 동물을 같은 위치에 놓고 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동물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100%’ 동물이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책 전체를 놓고 이해해 보면 ‘인간 역시 동물과 다를 것 없다’는 전제가 인간의 행복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4-2 결국 나도 동물이다
앞의 내용을 곱씹어 보면 지금까지의 나의 선택, 그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내 인생이 ‘이성’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지극히 동물적인 면들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생명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성이 본능을 잘 컨트롤하며 살고 있다고 믿었다. 다행히도 심리학을 배우기 시작하며 이제 겨우 본능 혹은 무의식에 대해서 깨우치기 시작했다. 이 배움도 놀랍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는데 인류의 삶 자체가 지극히 동물적이라는 관점은 꽤 급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 같은 관점이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행복’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받아들일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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