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장애인연금,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남았나

서론: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은 그대로인 중증장애인들

2026년 새해부터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이 인상되면서 저소득 중증장애인의 생활에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 2.1%를 반영해 기초급여액을 34만 2,510원에서 34만 9,700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근로 능력을 상실했거나 현저히 낮은 중증장애인에게 매달 지급되는 이 연금은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과 달리 무기여 방식의 소득보장 제도라는 점에서 사회안전망의 마지막 보루로 꼽힌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인상 폭이 물가 상승률을 겨우 따라가는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과, 오랫동안 논의만 반복돼 온 지급대상 확대가 또다시 미뤄졌다는 아쉬움이 함께 나온다. 왜 지금 장애인연금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지, 올해 바뀐 내용과 여전히 남은 쟁점을 짚어본다.

본론

2026년 장애인연금, 얼마나 올랐나

장애인연금은 만 18세 이상 등록 중증장애인 중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사람에게 기초급여와 부가급여를 합산해 지급하는 제도다. 2026년 기준 기초급여액은 34만 9,700원으로, 전년 대비 7,190원 인상됐다. 이는 기초연금과 동일한 산식으로 매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다. 여기에 소득계층별로 3만 원에서 9만 원까지 지급되는 부가급여가 더해져, 저소득 수급자는 월 최대 43만 9,7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선정기준액도 함께 상향됐다. 단독가구는 월 140만 원, 부부가구는 224만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만 원, 3만 2천 원 올랐다. 이는 소득인정액이 이 기준을 넘지 않아야 수급 자격이 유지된다는 의미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이 소폭 늘어난 수급자가 갑자기 자격을 잃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다만 부가급여액 자체는 여러 해째 동결 상태다. 기초급여는 물가에 연동돼 매년 오르지만,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부가급여는 정액 구조가 오래 유지되면서 실질 가치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급대상 확대는 왜 미뤄졌나

올해 장애인연금 논의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인상률이 아니라 ‘지급대상을 넓히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장애인연금은 종전 장애등급 기준 1·2급과 3급 중복장애인만 받을 수 있다. 3급 단일장애인은 소득이 아무리 낮아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이 대상을 3급 단일장애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지만, 2026년 실행 계획에는 반영되지 못한 채 다음 과제로 밀려났다.

확대가 미뤄진 배경에는 재정 부담이 자리한다. 3급 단일장애인까지 대상을 넓히면 수급자 수와 예산이 상당폭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재원 확보 방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장애계에서는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등급제가 실질적으로 폐지된 지금까지도 낡은 등급 기준으로 대상자를 가르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라고 비판한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주요국 비교 자료에서도, 한국의 장애인 소득보장 급여 수준과 적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남은 쟁점

장애인연금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다른 복지제도와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장애인연금을 받으면 이 금액이 소득으로 잡혀 생계급여가 그만큼 깎이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부가급여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 차상위 초과자로 소득 구간을 나눠 차등 지급되는데, 구간 간 격차가 크지 않아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신청 절차의 문턱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장애인연금은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무관하게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나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넓혀왔지만, 정작 소득·재산 조사 과정에서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중증장애인이 적지 않다. 제도를 알아도 신청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인지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홍보와 찾아가는 신청 지원이 함께 요구된다.

결론: 포용적 소득보장을 향해 남은 과제

2026년 장애인연금 인상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정기적 조정이라는 점에서 예견된 변화였지만, 그 이상의 구조 개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기초급여의 물가 연동 인상만으로는 장애로 인한 추가 생활비 부담을 온전히 메우기 어렵고, 3급 단일장애인까지 대상을 넓히는 문제 역시 재정 논리에 밀려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결국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부가급여를 포함한 급여 수준을 실질 생활비에 맞게 현실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낡은 장애등급 기준에서 벗어나 필요에 기반한 지급대상 재설계를 서두르는 것이다. 저출생·고령화로 복지 재정 전반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장애인연금 확대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소득보장의 마지막 안전망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단계적이라도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