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당신은 어떤 마음이 드는가? 어떤 사람은 자신의 능력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한계라 생각해 자신감을 잃고 낙담하기도 한다. 이렇게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효능감에 있다. 전자처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의 능력이 충분함을 믿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신념을 말한다. 이는 인간의 행동뿐 아니라 사고와 동기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심지어 자아존중감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자아존중감이 자신에 대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라면 자기효능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이를 이론화한 사람은 반두라로 그의 이론을 '사회적 인지 이론'이라 한다.
1. 인지 =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는 행동주의 관점의 학습이론가이지만, 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추가해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기존 행동주의의 학습이론의 경우 자극과 반응만을 강조했다. 마치 동물에게 먹이를 줬을 때 무조건적으로 침을 흘리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반두라는 인간이 자극에 대해 지극히 단순하게 반응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지 않았다. 그는 자극에 대해 한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할지에 대해 인지 과정을 거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폭행이라는 자극이 주어졌을 때, 대응해 싸울지 혹은 도망갈지 등의 행동을 결정하는 인지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기존의 행동주의와는 다르게 우리의 행동은 내적인 요인과 외부의 환경이 상호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창조할 뿐 아니라 변화시킨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론적인 내용을 보았을 때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이 들 수 있다. 같은 상황도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불안한 상황에 처하면 한 번 각인된 부정적인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다. 마치 그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극에 대한 단 하나의 반응인 것처럼 고정되어 버린다. 심지어는 자신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오히려 비정상 취급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지라는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고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평소에 이를 관리해줘야 한다. 그래야 자기효능감에 손상 없이 삶의 여정을 살아갈 수 있다.
2. 인지에 따른 자기효능감의 차이
서문에서처럼 자신의 능력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혹은 없다의 판단은 바로 이 인지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자기효능감을 높이기 위해는 어떻게 인지해야 할까? 이를 위해 자기효능감의 원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성취경험
현재 받은 도전 과제와 비슷한 과거의 경험이 있는지, 나아가 그 경험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따라 자기효능감은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자신감이 넘치고 어려운 일 앞에서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성공 경험이 많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꼭 현재와 같은 종류의 장애물이 아니더라도 과거의 비슷한 극복 사례가 있어서 충분히 넘을만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학시절 자신의 미술전공을 살려 소품을 만들어 플리마켓에 나가 용돈 벌이에 성공해 본 사람은 졸업 후 본격적으로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하는데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도전 과제 앞에서 불안을 느끼고 포기한다면 과거의 실패 경험이 영향을 주었다는 뜻이다. 과거에 도전하는 일마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거나, 큰 실패에 사로 잡혀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해 포기하게 된다. 학창 시절,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대학 진학도 힘겹게 했던 사람이 공무원 시험마저 연거푸 실패한다면 공부에 미련을 버리고 방황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개인의 발전을 가로막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반두라에 따르면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의 많은 비율이 자기효능감이 낮다고 한다.
대리 경험
타인의 성공과 실패를 관찰하며 유사한 경험을 하는 것도 자기효능감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나 가족, 친지, 친구 등의 가까운 사람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들의 영향을 받기 쉽다.
친구 중 SNS 인플루언서가 있어 자신도 도전하는 사람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평소에 같이 놀러 다니며 사진 찍던 친구가 어느 날 인플루언서가 되어 인기를 끌고, 더 나아가 공동구매 셀러로 활동해 금전적인 이득을 보고 있다면 자신에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혹은 평소에 좋아하던 유튜버가 성공 노하우를 담은 인터넷 강의나 책을 출시했을 때, 자신도 그 영향을 받아 강의와 책을 구매하고,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며 같은 길을 걸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리 경험과는 상반되게, 가족이 주식에 투자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은 멀리 할 수도 있다.
언어적 설득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칭찬이나 비판도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미친다.
'참 잘한다.' '너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어.' '어떤 어려움도 잘 헤쳐나갈 수 있어.' '너에게는 잠재력이 있어.'처럼 어떤 과제나 도전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해준다면 자기효능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너는 해도 안 돼.'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처럼 부정적인 언어들을 지속적으로 듣게 된다면 자신감을 잃고,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돼 자기효능감이 떨어진다.
정서적 각성
자기효능감은 어떠한 도전 과제 앞에선 자신의 정서적 각성에 의해서도 좌지우지될 수 있다. 특히나 각성의 정도와 질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불안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그 과제는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정서가 각성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앞의 세 가지 경우들이 어떤 상황에 대한 인지가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준 것이라면, 이 경우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정서가 먼저 반응해 이를 인지하고 자기효능감이 결정되는 것이다.
3. 자기효능감 높이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 경험을 많이 쌓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큰 목표보다는 이를 세분화한 단기적인 관점의 작은 목표들을 세워야 한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쉽지 않은 목표를 세워 성취를 해나가는 것이다.
이때 보상을 해준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결과를 냈을 때 자신에게 물질적인 선물을 해줄 뿐 아니라 언어적인 칭찬도 자기효능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서는 칭찬이 야박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오직 남들에게 듣는 인정의 말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자기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위한 아낌없는 찬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의 방법은 좋은 롤모델을 통해 긍정적인 대리 경험을 쌓는 것이다. 책을 비롯해 최근에는 SNS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이 바로 자기효능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을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인지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채널이나 인물들은 차단해야 한다. 대신 성장의 결과가 개인과 사회에 이득이 되고, 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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