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0만 원의 꿈은 멀어졌지만… 2026년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서론: 16년 만의 인상, 그러나 절반의 성공

2026년 기초연금 수급액은 노인 단독가구 기준 월 34만 9,700원으로, 2025년보다 인상되었다. 선정기준액도 단독가구 월 247만 원, 부부가구 월 395만 2천 원으로 8.3% 올라 더 많은 어르신이 수급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모았던 ‘월 40만 원 인상’ 공약은 2026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하며 사실상 무산됐다. 보건복지부조차 “올해는 예산 반영이 되지 않았고,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본다”고 밝힐 정도다. 약 779만 명에 달하는 수급자와 연간 26조 원 규모의 재정이 걸린 이 문제는 단순한 금액 조정을 넘어, 고령화 사회에서 노후 소득 보장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글에서는 40만 원 인상이 미뤄진 배경과 2026년 7월부터 실제로 달라지는 제도 내용, 그리고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본론

무산된 40만 원 인상, 재정 부담의 벽

정부는 애초 2026년 저소득 노인부터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2027년에는 전체 수급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중복 수령도 허용해 최빈곤층 노인의 실질 소득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2026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는 약 779만 명이고, 국비와 지방비를 합친 연간 예산은 약 26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2030년에는 수급자가 900만 명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대상자를 줄이지 않은 채 금액만 40만 원으로 올리면 재정 소요가 단기간에 급격히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인상분은 올해 예산안에 담기지 못했고, 34만 9,700원 수준에서 동결에 가까운 소폭 인상에 그쳤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기초연금 인상 논의의 딜레마를 다시 한번 드러낸다. 노인 빈곤 완화라는 목표와 재정 지속가능성이라는 제약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7월부터 달라지는 것들: 신청 간주제와 소득·재산 기준 정비

금액 인상은 미뤄졌지만, 제도 운영 측면에서는 7월부터 의미 있는 변화가 시행된다. 첫째, ‘수급희망이력관리 신청 간주제’가 도입됐다. 그동안은 소득이나 재산 기준 초과로 기초연금 신청이 탈락한 어르신이 이후 형편이 바뀌어 수급 요건을 충족하게 되더라도 본인이 직접 재신청을 해야 했다. 이제는 최신 소득·재산 자료를 반영해 수급 가능성이 확인되면 별도 재신청 없이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지급 절차가 진행된다. 정보 부족이나 신청 절차의 번거로움 때문에 수급권을 놓치는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조치다. 둘째, 소득인정액 산정 시 근로소득 공제액이 2025년 112만 원에서 2026년 116만 원으로 상향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소득이 늘어난 어르신이 오히려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초과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다. 일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근로 유인과 수급권 보장을 동시에 챙기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다만 재산 산정 범위는 반대로 강화되는 추세다. 정부는 해외 재산과 가상자산까지 소득인정액 산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형식적으로는 소득이 낮아 보이지만 실질 자산이 상당한 이들을 걸러내 제도의 형평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부부 감액 폐지 로드맵과 국민연금 연계감액 논란

기초연금을 둘러싼 또 다른 오랜 쟁점은 ‘부부 감액’과 ‘국민연금 연계감액’이다. 현재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자 받을 금액에서 20%가 감액된다. 혼자 사는 노인보다 부부 노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부부 감액률을 단계적으로 낮춰 2027년에는 5%까지 축소하고, 2028년 이후에는 완전히 폐지해 부부 각자가 단독 수급자와 동일한 금액을 받도록 하는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을 오래 성실히 납부한 이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을 많이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인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2026년 기준 국민연금 급여액이 52만 4,550원을 초과하고 소득재분배급여금액이 26만 2,270원을 넘으면 연계감액이 적용된다. 다만 아무리 감액되더라도 기초연금액의 최소 50%, 약 17만 원 이상은 보장하도록 하한선을 두고 있다. 이 제도는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의 근로·납부 유인을 훼손한다는 지적과, 두 제도 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는 지점이다.

결론: 제도 개선의 방향, 남은 과제

2026년 기초연금 정책은 ‘금액 인상’이라는 상징적 목표는 미뤄졌지만, 신청 절차 개선과 소득 기준 현실화, 부부 감액 축소 로드맵 등 제도의 세밀한 부분을 다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각지대를 줄이고 근로 노인의 불이익을 막는 조치들은 당장의 금액 인상 못지않게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40만 원 인상 무산이 보여주듯, 근본적인 과제는 여전히 재정 지속가능성에 있다. 수급자가 900만 명대로 늘어날 것이 예고된 상황에서, 인상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대상을 어떻게 효율화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40만 원 인상 논의가 매년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부부 감액 폐지와 연계감액 완화 역시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만큼, 앞으로의 논의는 단순한 금액 인상 구호를 넘어 재원 조달 방안과 제도 간 형평성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작성일: 2026년 7월 9일

참고 자료보건복지부 보도자료 – 2026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복지로 – 2026년 저소득 노인부터 기초연금 40만원, 재정부담국민연금공단 – 2026년 기초연금, 이렇게 달라집니다MBC뉴스 – 7월부터 기초연금 탈락자도 수급 가능해지면 신청 간주해 절차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