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연금개혁, 이제는 구조개혁이다
2026년 1월,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이른바 ‘모수개혁’이 시행되면서 2007년 이후 18년 만의 연금개혁이 첫걸음을 뗐다. 보험료율은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13%까지 오르고, 소득대체율은 43%로 상향 고정됐다. 무엇보다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는 연금급여의 안정적·지속적 지급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국가지급보장 조항이 법에 명문화된 점이 상징적이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민연금만 손질해서는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을 아우르는 ‘다층연금 구조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주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되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뒷받침하고 있는 지금, 이 구조개혁이 왜 필요하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짚어볼 시점이다.
모수개혁 시행 반년, 달라진 수치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모수개혁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보험료율이 기존 9%에서 9.5%로 오른 것을 시작으로 매년 0.5%포인트씩 인상돼 2033년 13%에 도달한다. 월평균소득 309만 원 기준으로 사업장가입자는 월 7,700원, 지역가입자는 월 15,400원의 부담이 늘었다. 둘째, 소득대체율은 기존 계획대로라면 2028년 40%까지 낮아질 예정이었으나, 이번 개혁으로 43%에 고정돼 40년 가입 기준 월 수령액이 약 9만 원 늘어난다. 셋째, 이러한 조정과 정부의 기금 수익률 제고 목표(4.5%→5.5%) 등이 맞물리며 기금 소진 시점은 기존 전망인 2056년에서 2071년으로 15년 늦춰졌다.
출산·군복무 크레딧도 확대됐다. 출산 크레딧은 첫째 자녀부터 최대 12개월씩 인정되고 기존 50개월이던 상한도 폐지됐으며, 군복무 크레딧은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늘었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 대상도 19만 명에서 73만 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소득활동 수급자에 대한 연금 감액 제도 개선은 올해 6월부터 별도로 시행에 들어갔다.
다층연금 TF 출범과 남은 과제
모수개혁이 일단락되자 정부는 곧바로 후속 논의에 착수했다.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공동 주재하는 범부처 TF에는 고용노동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까지 참여하며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국민연금 한 축이 아니라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이 함께 떠받치는 ‘다층 구조’로 재설계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급하는 이른바 ‘하후상박형’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퇴직연금은 기금형 운용 활성화와 사외적립 의무화를 통해 실질적인 노후 자산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주택연금 역시 지난 2월 월 수령액이 인상된 바 있어, 연금 체계 전반의 손질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다만 구조개혁은 기초연금 재정 부담, 퇴직연금 가입률 격차,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등 쟁점이 많아 모수개혁보다 사회적 합의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노후소득보장을 향한 다음 단계
국민연금 모수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고 국가지급보장을 명문화함으로써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추였다. 그러나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춘 것이지 근본적으로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을 아우르는 구조개혁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속도와 형평성이다. 저소득층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고, 세대 간 부담과 수급의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설득도 병행돼야 한다. 범부처 TF의 논의가 실제 입법과 시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구조개혁이 국민연금 개혁의 ‘완성판’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논의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 ‘국가가 연금 지급 보장’ 법제화…내년부터 달라지는 국민연금 (정책브리핑, 2025.12.29)
- ‘연금개혁법안’ 국회 통과, 내년 시행…”오랜 숙의 끝 이룬 성과” (정책브리핑)
- 국민연금 모수개혁 뒤 구조개혁 논의…정부, 다층연금 TF 가동 (뉴스핌,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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