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왜 지금 장애인연금 확대인가
장애인연금은 18세 이상 중증장애인 가운데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인 사람에게 매달 지급하는 소득보장 제도입니다. 장애로 인해 일하기 어렵고 추가 생활비가 드는 현실을 감안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지요. 그런데 2019년 장애등급제가 폐지된 뒤에도 연금 지급 기준에는 옛 등급 개념이 남아 있었고, 이 때문에 1·2급이 아닌 ‘3급 단일장애인’은 제도 밖에 놓여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이 어려운 정신장애 3급 등이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2026년 9월 기준)에 장애인연금 대상 확대가 담기면서 현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내년 7월부터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전체로 대상을 넓힌다는 내용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 개편의 핵심 내용과 한계, 앞으로의 과제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본론 1: 무엇이 달라지나, 대상과 예산의 변화
이번 개편의 골자는 지급 대상의 확대입니다. 현재는 중증장애인 중 3급 단일장애인이 제외되어 있는데, 내년 7월부터는 이들도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하면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올해 약 34만 5천 명에서 내년 약 61만 2천 명으로 26만 7천 명가량 늘어납니다. 관련 예산도 올해 9,071억 원에서 내년 1조 1,194억 원으로 2,123억 원 증가합니다.
장애인연금은 기초급여와 부가급여로 구성됩니다. 올해 기준 기존 수급자의 기초급여는 월 34만 9,700원이며,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부가급여를 더해 최대 월 43만 9,700원을 받습니다. 연금을 받으려면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재산을 환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여야 하는데, 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월 140만 원, 부부가구 월 224만 원입니다. 선정기준액은 중증장애인 소득 하위 70%가 대상이 되도록 매년 조정됩니다.
신청은 가까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복지로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고, 보건복지상담센터(129)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새로 대상이 되는 분들은 시행 시점이 다가오면 신청 일정과 서류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본론 2: 신규 대상자의 급여 수준과 남는 격차
이번 확대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급여액입니다. 새로 편입되는 3급 단일장애인의 내년 기초급여는 월 17만 9,395원으로, 기존 수급자 기초급여의 절반 수준입니다. 여기에 부가급여가 더해지면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6만 7,500원을 포함해 최대 24만 6,895원, 주거·교육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23만 9,395원, 차상위 초과자는 20만 1,895원을 받게 됩니다.
사각지대에 있던 분들이 처음으로 연금을 받게 된다는 점은 분명한 진전입니다. 기사에 소개된 사례처럼 월 60만 원을 버는 주차장 관리요원이 3급 단일장애라는 이유로 연금 없이 월 6만 원의 장애수당만 받아 온 경우를 생각하면, 월 20만 원 안팎의 연금도 생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됩니다. 다만 과거 장애등급에 따라 급여 격차가 남는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장애등급제를 폐지한 취지와 달리, 급여 체계에는 여전히 옛 등급의 흔적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본론 3: 쟁점과 현장의 평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년 만에 제외되어 온 이들의 몫이 예산에 반영된 점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예산 구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 단체는 복지부의 장애인 자립지원 예산이 78억 원으로, 거주시설 운영 예산 7,351억 원의 약 94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자립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득보장 확대와 함께 활동지원, 주거, 일자리 같은 자립 기반이 같이 두터워져야 연금의 효과도 커진다는 취지입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재정과 형평성입니다. 대상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만큼 선정기준액과 급여 수준을 어떻게 설계할지, 기존 수급자와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가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의될 전망입니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므로 세부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결론: 사각지대 해소 이후의 과제
이번 장애인연금 확대는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남아 있던 제도적 모순을 정리하고, 약 26만 명에 이르는 중증장애인에게 최소한의 소득보장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대상이 34만 5천 명에서 61만 2천 명으로 늘어나는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변화입니다.
그러나 출발선에 선 것일 뿐 끝은 아닙니다. 신규 대상자의 기초급여가 기존의 절반에 그치는 문제는 단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 필요하고, 연금과 함께 자립지원 서비스를 확충해야 장애인의 삶이 실제로 달라집니다. 독자 여러분도 본인이나 가족이 새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시행 시기에 맞춰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를 통해 신청 준비를 해 두시기 바랍니다. 정책이 현장에 닿도록 국회 심의와 시행 과정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자료
- 장애등급제 폐지 9년 만에…연금 ‘사각지대’ 중증장애인 26만명 품는다 (CBS노컷뉴스, 2026-09-06)
- 2025 장애인연금 월 최대 43만 2510원 지급 (복지로, 2025-01-14)
- 2026년 1월부터 장애인연금 월 최대 43만 9,700원 지급 (실버아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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