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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성공률 18%대 추락, 2026년 자활지원제도는 탈수급의 사다리가 될 수 있을까

작성자 엘리아 · 2026년 09월 21일

복지의 마지막 사다리, 자활사업이 흔들린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생계급여로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가 일을 통해 스스로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자활사업’이 제도의 마지막 단계로 자리한다. 정부는 올해 이 사업에만 8408억 9700만 원을 투입했다. 그런데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자활사업 참여자 중 실제로 탈수급에 성공한 비율을 포함하는 ‘자활성공률’이 2025년 18.02%까지 떨어졌다. 2016년 37.3%였던 수치가 절반 이하로 주저앉은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탈수급에 성공한 비율만 따로 보여주는 ‘탈수급률’ 지표가 2023년부터 아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제도가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할 통계가 사라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6년 자활근로 지침을 개정해 급여 인상, 청년 지원 확대, 참여 관리 강화 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성과는 흔들리는데 제도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 실체를 짚어본다.

추락하는 자활성공률, 숫자로 본 현실

자활사업의 성과는 크게 두 지표로 측정된다. 자활사업 참여자의 취·창업 성공이나 소득 증가, 탈수급 등을 포괄하는 ‘자활성공률’과, 이 가운데 실제로 생계·의료급여 수급에서 완전히 벗어난 비율만 추린 ‘탈수급률’이다. 자활성공률은 2016년 37.3%, 2018년 33.7%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2년 24.3%, 2024년 18.7%, 2025년 18.02%까지 떨어졌다. 10년 사이 절반 아래로 주저앉은 것이다.

문제는 하락 폭보다 투명성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홈페이지 사전공표자료를 통해 공개하던 탈수급률 지표를 2023년부터 제공하지 않고 있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드러난 단편적 수치를 보면 심각성이 더 두드러진다. 2024년 기준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돼 자활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받는 ‘조건부 수급자’는 12만 523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실제로 자활사업에 참여한 비율은 30.1%에 그쳤다. 그리고 전체 조건부 수급자 중 탈수급에 성공한 인원은 1만 4588명으로, 비율로는 11.6%에 불과했다.

수급자 규모 자체는 계속 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83만 6706명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급자는 늘어나는데, 이들이 근로를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는 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26년, 자활근로는 무엇이 달라졌나

성과 지표가 흔들리는 가운데도 보건복지부는 2026년 자활근로 지침을 통해 참여자 처우를 상당폭 개선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급여 인상이다. 가장 높은 단가가 적용되는 ‘시장진입형’은 하루 6만 2080원으로 전년 대비 3.1% 올랐고, ‘사회서비스형’도 3.1% 인상된 하루 5만 3840원을 받는다. 근로 능력을 유지하며 자립을 준비하는 ‘근로유지형’은 가장 높은 인상률인 3.3%가 적용돼 하루 2만 9940원이 지급된다. 실비로 제공되는 식대도 9000원에서 1만 원으로 올랐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도 확충됐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두 배 늘었고, 형제자매 사망 시 부여되던 경조사 휴가도 1일에서 3일로 현실화됐다. 배송이나 운행 업무를 맡은 참여자를 위한 운전자 보험료를 자활사업비에서 지출할 수 있다는 근거도 명문화됐다.

청년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됐다. 근로·사업소득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는 청년의 연령 기준이 기존보다 넓어졌고, 공제금액도 40만 원에서 60만 원 수준으로 인상됐다. 이는 청년이 근로소득을 벌어도 수급자격을 잃지 않고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유인하려는 조치다. 자활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위한 지원도 강화돼, 전문가 인건비 한도가 월 277만 원으로 인상되고 국가자격증 소지자의 경력 요건도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됐다. 내년에는 자활사업 참여자 수도 올해 7만 2000명에서 7만 5000명으로 3000명 늘리고, 급여도 추가로 3.7% 인상할 계획이다.

관리는 촘촘해졌지만, 통계는 깜깜이

처우 개선과 함께 참여 관리 기준도 한층 엄격해졌다.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단 배치를 연 3회 이상 거부하면 ‘고의적 대기’로 간주해 조건불이행 처리하고 생계급여를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 중 형사상 범죄가 확인되면 사전 안내 절차 없이 곧바로 조건불이행 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됐고, 한번 조건불이행으로 사업이 종결되면 12개월간 재참여가 제한된다. 성실하게 참여하는 다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자활성공률이 이미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퇴로를 더 좁히는 방향의 개편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관건은 급여를 얼마나 올리느냐보다 이 제도가 실제로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고 있느냐다. 그런데 이를 판단할 핵심 지표인 탈수급률이 3년째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처우 개선의 성과를 국민이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산은 매년 늘어나고 제도는 촘촘해지고 있지만, 성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통계 없이는 이 변화가 진짜 ‘탈수급의 사다리’로 이어지는지 검증하기 어렵다.

탈수급의 사다리, 다시 놓으려면

2026년 자활지원제도 개편은 급여 인상과 휴가 확대, 청년 지원 강화 등 참여자 처우를 실질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근로유인을 높이고 생활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시도는 방향 자체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활성공률이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처우 개선만으로 제도의 본래 목적인 ‘탈수급’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앞으로의 과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탈수급률 등 핵심 성과지표를 다시 투명하게 공개해 정책 효과를 국민이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활사업 참여자의 30%대에 그치는 낮은 참여율과 갈수록 낮아지는 성공률의 구조적 원인을 짚어, 단순한 급여 인상을 넘어선 실질적 자립 경로를 설계하는 일이다. 수급자 수가 매년 늘어나는 고령화 사회에서, 자활사업이 이름 그대로 ‘스스로 일어서는’ 통로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통계와 정책 보완에 달려 있다.

참고 자료

이미지 Photo by Pavel Danilyuk o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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