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12만 다문화가족 시대, 지원정책이 갈림길에 서다
2026년 현재 국내 다문화가구원 수는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2018년 처음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늘어난 다문화가족은 이제 지역 사회 곳곳에서 일상적인 이웃이 되었다. 하지만 결혼이민자의 정착 초기 어려움,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습 격차, 지역별 서비스 접근성 차이 같은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특히 변화가 많은 해다.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다문화가족 지원 업무를 맡는 주무부처의 이름과 조직이 바뀌었고, 다문화가족지원법도 일부 개정되어 2026년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초·중·고 학생을 둔 다문화가족을 위한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사업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법·조직 개편의 의미부터 실제 가정에 지급되는 교육활동비까지, 2026년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의 핵심을 짚어본다.
본론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과 성평등가족부 출범
2025년 10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여성가족부가 성평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다문화가족 지원 업무도 새 부처 체계 아래 재편됐다. 부처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문화가족 지원 기능이 축소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다문화가족지원법 자체도 함께 손질됐다. 2025년 12월 30일 일부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법률 제21272호)은 2026년 1월 2일 시행령 개정과 함께 일부 조항이 먼저 적용됐고, 개정 법률의 본격적인 시행은 2026년 12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법 개정의 방향은 다문화가족의 정의와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하고,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에 대한 서비스 접근성을 지역 간 격차 없이 보장하는 데 맞춰져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다누리콜센터(1577-1366)를 통해 24시간 다국어 상담을 제공하고, 다누리 포털을 통해 한국어교육, 사회통합프로그램(KIIP), 통·번역 서비스 등 정착 초기 결혼이민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9월에도 2차 결혼이민자 역량강화지원사업 한국어(토픽반) 강사 채용, 찾아가는 다문화교실, 2026년 3학기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 개강 등 현장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최대 연 60만원 지원
올해 지원정책 가운데 현장 체감도가 가장 높은 것은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사업이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이면서 교육급여를 받지 않는 다문화가족의 만 7~18세(초1~고3) 자녀가 지원 대상이며, 학교급별로 초등학생 연 40만원, 중학생 연 50만원, 고등학생 연 6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지원금은 신청인 본인 명의의 NH농협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며, 교재 구입비, 독서실 이용료, 예체능 활동비, 각종 자격증 응시료 등 학업·진로 역량 개발에 쓸 수 있다. 다수 지자체는 2026년 6월 한 달간 신청을 받았으며, 지급된 포인트는 11월 30일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 기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사업은 저소득 다문화가족 자녀가 학교생활 적응과 학습에서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고, 진로 설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신청은 거주지 관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지역별로 신청 기간과 세부 절차에 차이가 있으므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제4차 기본계획, 생애주기별 지원으로 확장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의 큰 틀은 2023~2027년을 기간으로 하는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기본계획이 잡고 있다. 이 계획은 결혼이민자의 정착 주기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입국 초기에는 통·번역과 한국어 교육, 다누리콜센터 상담이 지원의 중심이 되고, 정착 기간이 길어진 장년·노년기 결혼이민자를 위해서는 가족관계 증진 프로그램과 노후 준비 교육, 재난안전 교육,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25년 시행계획에서는 다문화 가구원 수가 2018년 100만 명에서 2021년 112만 명으로, 다문화 아동·청소년도 같은 기간 23만 7천 명에서 29만 명으로 늘어난 통계를 근거로, 자녀 세대에 대한 교육·진로 지원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2026년은 이 기본계획의 시행 5년 차에 해당하며, 2027년 계획 종료를 앞두고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다음 단계의 계획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한 방문교육서비스, 이중언어 환경 조성 사업, 자녀의 진로·진학 상담 등도 이 기본계획의 틀 안에서 함께 운영되고 있어,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중장기 로드맵 속에서 서로 연계돼 움직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역별 격차와 남은 과제
정책의 기본 틀은 전국 단위로 설계돼 있지만, 실제 집행은 각 지자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지역별 편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대도시에서는 한국어 교육, 통역 지원, 자녀 학습 프로그램 등이 비교적 촘촘하게 운영되는 반면, 농어촌 지역은 센터 접근성이 떨어지고 강사·상담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육활동비처럼 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는 지원금은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어, 정보 접근성이 낮은 가정일수록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가능성도 지적된다.
결론: 이름은 바뀌었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성평등가족부로의 개편과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은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이 법적·제도적 기반을 다시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녀 교육활동비처럼 현장에서 바로 체감되는 지원사업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지역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접근성 격차, 카드 포인트 형태 지원금의 짧은 사용 기한처럼 제도 운영상의 세부 문제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있다. 112만 명을 넘어선 다문화가족이 한국 사회의 일상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는 일회성 지원금 지급을 넘어 정착 초기부터 자녀 세대의 사회 진출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 전반의 촘촘한 지원 체계 구축이 다음 과제로 남아 있다. 제5차 기본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간 서비스 격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 2026년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현황 (서울특별시 뉴스)
- 대전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최대 60만원 지원 (서울신문, 2026-05-18)
- 다문화가족지원법 (국가법령정보센터)
-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기본계획(2023~2027) 2025년 시행계획 (성평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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