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복지정책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국 시행 반년의 성적표는?

작성자 엘리아 · 2026년 09월 16일

서론: 분절된 돌봄에서 통합된 지원으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퇴원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의료는 병원에서, 요양은 장기요양보험에서, 생활 지원은 지자체 복지 창구에서 따로따로 신청해야 했던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각 서비스는 담당 기관도, 신청 절차도 달라 정작 도움이 절실한 사람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분절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24년 3월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2026년 3월 27일부터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본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다. 시행 반년이 지난 지금, 통합돌봄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짚어본다.

본론

무엇이 달라졌나: 5대 영역 통합 지원 체계

통합돌봄의 대상자는 65세 이상 노인, 장애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등록된 장애인 중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자, 그리고 취약계층 등으로 지자체장이 인정하는 사람이다. 신청 방식도 대폭 넓어졌다. 대상자 본인은 물론 가족·친족·후견인이 읍·면·동 주민센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퇴원하는 의료기관이나 재가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관 등 관련 기관의 담당자도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를 얻으면 대신 신청할 수 있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 신청이 기각되거나 긴급복지지원법상 위기상황에 놓인 사람처럼 스스로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해, 돌봄 사각지대를 줄이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지원 내용은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가족 지원 등 5개 영역을 포괄한다.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가정 방문 진료·간호, 재활서비스, 요양병원 서비스, 호스피스, 방문 구강관리와 복약지도가 제공되고, 일상생활돌봄 영역에서는 가사지원, 병원 동행 등 이동지원, 보조기기 지원, 주야간보호, AI·IoT 기반 안전·건강 확인, 주거지원, 퇴원자 복귀지원, 맞춤형 급여 안내까지 8가지 서비스가 연계된다. 대상자를 돌보는 가족과 보호자를 위한 상담·안내도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중앙 및 시·도 사회서비스원, 한국장애인개발원 등 5개 기관이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종합판정 조사와 정책 지원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예산은 13배 늘었지만, 현장은 아직 진통 중

통합돌봄에 투입되는 예산은 2025년 71억 원에서 2026년 914억 원으로 약 13배 확대됐다. 이 예산은 지역별 서비스 확충, 지자체 전담인력 인건비, 통합지원정보시스템 구축 등에 쓰인다. 2023년 12개 시군구에서 시작한 시범사업이 2025년 9월 전국 229개 시군구로 확대된 뒤 본사업 전환을 준비해 왔고, 복지부가 점검한 결과 시행 직전 준비율은 82%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장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2025년 9월경 100여 개 지자체가 뒤늦게 추가로 편입되면서, 상당수 지역은 사업 경험이 전무한 상태로 본사업을 맞이해야 했다. 전담 조직과 전담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지자체가 여전히 많고, 기준인건비 통보가 늦어지면서 임시 조직이나 담당자 한두 명이 업무를 떠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의 틀은 갖춰졌지만 지자체 간 재정 여건과 인력 격차가 서비스 품질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장기요양보험과의 연계 강화

통합돌봄은 기존 노인장기요양보험 체계와도 맞물려 작동한다. 2026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은 소득 대비 0.9448%로, 2025년 0.9182% 대비 소폭 인상됐고 가입자 세대당 월평균 보험료는 1만 8,362원으로 전년보다 517원 늘었다. 동시에 중증(1·2등급) 수급자에 대한 급여 한도액이 전년 대비 20만 원 이상 늘어나, 1등급자는 월 최대 41회에서 44회로, 2등급자는 37회에서 40회로 방문요양 이용 횟수가 확대됐다. 여기에 장기요양급여 신청이 기각된 사람도 통합돌봄으로 연계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점은, 두 제도가 서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 돌봄 사각지대 없는 사회를 향해

통합돌봄은 의료·요양·돌봄이 따로 놀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별 맞춤형 지원계획에 따라 서비스를 한 번에 연계받도록 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진전이다. 직권 신청 제도와 5개 전문기관의 역할 분담, 5년 단위 기본계획과 매년 지역계획 수립 체계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장치다. 다만 예산이 크게 늘었어도 지자체별 준비 수준의 편차, 전담 인력 부족, 뒤늦게 편입된 지역의 경험 공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시행 첫해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현장의 인력·재정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가 통합돌봄이 이름값을 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이미지 Photo by Kampus Production o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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