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6,260억 원 시대, 양육비 선지급제는 왜 소득기준을 없앴나

작성일: 2026년 6월 23일


서론: 두 갈래로 움직이는 한부모가족 안전망

통계청에 따르면 한부모가구는 2020년 153만 3천 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소폭 줄어 2023년에는 전체 가구의 6.6%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가구 수는 줄었어도 양육비를 받지 못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가정의 이야기는 매년 반복된다.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주지 않아도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현실은 ‘양육비 선지급제’라는 새로운 안전망을 낳았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나중에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이 제도는 2025년 7월 도입 이후 꾸준히 손질되어 왔고, 2026년 4월 1일에는 신청 소득기준을 전면 삭제하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같은 해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도 6,260억 원으로 늘며 복지급여와 양육비 지원금이 동시에 인상됐다. 두 변화는 별개의 뉴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양육비를 둘러싼 한부모가정의 경제적 불안을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오늘은 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정책이 예산과 제도 양면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다.


본론

1. 6,260억 원 예산, 복지급여와 양육비는 얼마나 늘었나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6년도 한부모가족 지원 관련 예산은 6,260억 원으로 편성됐다. 2025년 5,906억 원보다 354억 원(6%) 늘어난 규모로, 복지급여 지원 대상 확대 및 지원금 인상, 법률·의료·주거 지원 확대,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체계 고도화가 핵심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원 대상 확대다. 월 23만 원씩 지급되는 한부모가족 복지급여(아동양육비)의 소득 기준이 기존 기준 중위소득 63% 이하에서 65% 이하 가구로 넓어지면서, 새롭게 약 1만 명이 수혜자로 추가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자립 기반이 취약한 미혼모·부 및 조손가족, 만 25~34세 청년 한부모에게 지급되는 추가 양육비는 월 28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5만 원 인상됐다. 기본 23만 원에 추가분 10만 원이 더해지는 구조다.

자녀의 학습 환경을 지원하는 학용품비도 초·중·고교생 자녀 1인당 연 9만 3,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랐고,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입소한 가구에 지급되는 생활보조금은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두 배 인상됐다. 법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무료법률구조 사업 예산도 4억 9,200만 원에서 6억 3,200만 원으로 늘었으며,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지원 물량도 326가구에서 346가구로 소폭 늘었다.

이처럼 예산 항목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생계, 교육, 법률, 주거라는 한부모가정의 일상 전 영역에 걸쳐 지원이 조금씩 두꺼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상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복지급여·양육비·학용품비·생활보조금·법률구조·주거지원이 한 해에 동시에 손질된 것은 정책 우선순위가 한부모가족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2. 양육비 선지급제, 소득요건 삭제가 갖는 의미

예산 확대보다 더 큰 변화로 평가받는 것은 양육비 선지급제의 손질이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비양육 부모가 돈을 주지 않을 경우,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후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제도로 2025년 7월 도입됐다. 신청일 직전 3개월 동안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한 한부모가정이 대상이며, 지급은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납부를 시작하거나 자녀가 만 18세에 이를 때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시행 초기 신청 자격을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로 제한해둔 부분이었다. 일정 소득을 넘는 한부모는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해도 선지급 대상에서 배제되는 모순이 생겼고, 결국 2026년 4월 1일 이 소득 요건을 전면 삭제하는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이연희 의원은 “그동안 소득요건이라는 문턱 때문에 일부 한부모가정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제 모든 한부모가 소득과 관계없이 양육비를 보장받을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라 제도의 성격 변화로 읽힌다. 양육비 선지급제가 저소득층 한부모를 위한 ‘복지급여’에서 양육비 채권을 가진 모든 한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공적 채권 추심 서비스’로 재정의된 셈이다. 정부는 신청 편의를 높이기 위해 간편인증서비스를 도입하고, 채무자에 대한 소득·재산조사와 압류 방식을 다각화하는 등 양육비 이행관리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하기로 했다.

3. 남아 있는 사각지대와 회수율의 숙제

다만 제도가 자리를 잡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회수율이다. 정부가 먼저 지급한 양육비를 채무자로부터 제때 거둬들이지 못하면 제도 자체의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소득요건 삭제로 신청 대상이 넓어진 만큼, 구상권 행사와 강제집행 절차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느냐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가른다. 또한 복지급여 대상이 중위소득 65%로 확대됐지만 그 경계 바로 위에 있는 가구는 여전히 지원에서 제외되는 ‘문턱 효과’가 그대로 남아 있어, 점진적 감액 구조 등 보완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

행정 절차의 체감 효과도 지켜볼 부분이다. 정부는 간편인증서비스 도입과 소득·재산조사 다각화를 예고했지만, 채무자의 재산을 추적하고 압류하는 과정은 통상 시간이 걸리는 일이어서 한부모가정이 선지급금을 받기까지 체감하는 대기 기간이 얼마나 단축될지는 시행 이후 실제 사례로 확인해야 할 몫이다.


결론: 두 정책이 함께 가야 할 길

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정책은 예산 확충과 제도 개편이라는 두 축에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복지급여와 양육비 지원금 인상은 한부모가정의 당장의 생계 부담을 덜어주고, 양육비 선지급제의 소득요건 삭제는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신호다. 두 정책 모두 한부모가정을 단순한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가진 당사자로 보는 관점의 전환을 담고 있다.

앞으로는 늘어난 예산이 실제 수급자에게 신속하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확대된 선지급제가 회수율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 제도의 문턱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균형이, 다음 단계 한부모가족 정책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한부모가정이 매년 새로운 수치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양육비를 제때 받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지가 이 정책의 최종 성적표가 될 것이다.


참고: 여성가족부, 대한민국 정부 정책주간지 K-공감(gonggam.korea.kr),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