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왜 지금 주거급여를 다시 봐야 하는가
월세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저소득 가구의 생계는 주거비에 좌우된다. 주거급여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 제도다. 기초생활보장 4대 급여(생계·의료·주거·교육) 가운데 유일하게 국토교통부가 소관하며, 임차 가구에는 월세를, 자가 가구에는 집수리 비용을 지원한다. 2026년 7월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2027년 기준 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692만 9,885원으로 6.7% 인상하기로 의결하면서, 이에 연동되는 주거급여의 선정기준과 기준임대료도 함께 조정됐다. 기준임대료는 급지와 가구원 수에 따라 월 1만 2천 원에서 5만 원까지 오른다. 소득기준선이 올라간 만큼 그동안 소득 초과로 탈락했던 가구가 다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신청을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다시 확인해 볼 이유가 충분하다.
본론
1. 2027년 기준임대료: 급지별로 얼마나 오르나
주거급여의 핵심 수치는 ‘기준임대료’다. 실제 지급액은 실제 임차료와 기준임대료 중 더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소득인정액이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넘으면 자기부담분을 차감해 산정한다. 즉 기준임대료는 받을 수 있는 지원의 상한선이다.
2027년 1인 가구 기준임대료는 서울(1급지) 38만 1천 원, 경기·인천(2급지) 31만 3천 원, 광역시·세종시 및 수도권 외 특례시(3급지) 25만 9천 원, 그 외 지역(4급지) 23만 4천 원으로 정해졌다. 2026년 경기 지역 1인 가구가 30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만 3천 원이 오른 셈이다. 가구원 수가 늘수록 인상 폭도 커져, 다인 가구 상위 급지에서는 월 5만 원까지 인상된다.
인상률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연간으로 환산하면 1인 가구도 15만 원 안팎, 다인 가구는 60만 원까지 추가 지원을 받게 된다. 다만 서울 1인 가구 38만 1천 원이라는 금액이 실제 서울 원룸 월세 시세를 충분히 감당하는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기준임대료가 시장 임대료의 일정 수준(중위 임대료의 약 40%대)에 머물러 있어, 급지 내 편차가 큰 서울·경기에서는 체감 보전율이 낮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2. 선정기준 확대: 문턱이 낮아진 만큼 재신청이 관건
2027년 주거급여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48%로, 1인 가구 131만 3,300원, 4인 가구 332만 6,345원이다. 소득인정액이 이 금액 이하이면 신청할 수 있다. 기준 중위소득이 6.7% 오르면서 선정기준선도 그만큼 위로 이동했고, 결과적으로 지난해 소득인정액이 기준을 조금 넘어 탈락했던 가구 상당수가 새로 대상에 들어온다.
여기에 근로소득 공제 확대도 영향을 준다. 2026년부터 34세 이하 청년에 대한 근로소득 추가 공제액이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인상됐다. 일하는 청년의 소득인정액이 그만큼 낮게 계산되므로, 아르바이트나 첫 직장 소득 때문에 탈락했던 청년 가구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의할 점은 이 확대가 자동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거급여는 신청주의를 원칙으로 하므로, 과거 부적합 판정을 받았더라도 새 기준으로 다시 신청해야 한다. 신청은 복지로 온라인 또는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며, 접수 후 소득·재산 조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조사를 거쳐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3. 청년 분리지급과 자가가구 수선유지급여
주거급여에는 일반 임차가구 지원 외에 두 갈래의 별도 트랙이 있다.
첫째는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이다. 수급가구 내 만 19세 이상 30세 미만 미혼 자녀가 취학·구직 등의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경우, 부모 가구와 별도로 청년 몫의 주거급여를 지급한다. 다만 부모와 청년의 거주지가 시·군을 달리해야 하는 요건이 있어, 예컨대 부모가 서울 강남구, 청년이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면 같은 특별시 내이므로 분리지급이 인정되지 않는다. 신청 시에는 임대차계약서, 최근 3개월 임차료 이체 증빙, 청년 명의 통장 사본, 분리 거주 증빙이 필요하고, 접수 창구는 청년 거주지가 아니라 부모 거주지 관할 행정복지센터라는 점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둘째는 자가가구 수선유지급여다. 집은 있으나 노후해 수리가 어려운 가구에 현금 대신 보수공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후도에 따라 경보수·중보수·대보수로 나뉜다. 2027년 지원 한도는 경보수 590만 원, 중보수 1,095만 원, 대보수 1,601만 원으로 2026년과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 기준임대료는 올랐지만 수선비 한도는 동결된 셈이어서, 자재비·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 지원 수준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치며: 금액 인상을 넘어 ‘도달률’의 문제로
2027년 주거급여 개편은 기준 중위소득 역대 최대 인상에 연동된 자연스러운 확대다. 기준임대료가 오르고 선정기준선이 위로 이동하면서 지원 대상과 금액이 동시에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한 진전이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뚜렷하다. 기준임대료가 실제 시장 임대료를 얼마나 따라잡을 것인지, 급지 구분이 지역 내 임대료 격차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그리고 동결된 수선유지급여 한도를 언제 현실화할 것인지가 그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달률’이다. 제도가 확대돼도 대상자가 이를 모르거나 신청 절차에서 이탈하면 지원은 실현되지 않는다. 특히 분리지급 요건처럼 조건이 까다로운 영역일수록 안내가 촘촘해야 한다. 주거급여가 서류상의 확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확대된 기준을 대상자에게 먼저 알리고 신청까지 연결하는 발굴·안내 체계가 함께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