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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가 되면 왜 활동지원이 끊길까 — 장애인 활동지원 ‘연령 절벽’과 2027년 선택권 도입

작성자 엘리아 · 2026년 08월 24일

서론: 자립을 떠받치던 서비스가 나이 하나로 사라지는 현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사가 신체활동·가사·이동을 돕는, 한국 장애인 복지의 핵심 축이다. 2026년 기준 대상자는 약 14만 명으로 늘고 시간당 급여단가도 1만 7,270원으로 인상되며 제도의 외형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는 오랫동안 지적돼 온 치명적인 단층이 있다. 바로 이용자가 만 65세가 되는 순간 활동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강제 전환된다는 점이다. 사회활동을 돕던 지원이 가사 중심의 요양으로 바뀌면서, 일하고 이동하던 장애인의 삶이 하루아침에 위축되는 ‘연령 절벽’ 문제가 반복돼 왔다. 왜 지금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는지, 2027년 도입되는 선택권 제도가 무엇을 바꾸는지 짚어본다.

본론

1. 무엇이 문제인가 — 성격이 다른 두 제도의 강제 전환

핵심은 활동지원과 장기요양이 목적이 다른 제도라는 데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은 이용자가 직장에 나가고 외출하고 사회에 참여하도록 ‘자립과 활동’을 지원하는 반면, 노인장기요양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신변 처리와 가사를 돕는 ‘돌봄’에 무게를 둔다. 문제는 만 65세가 되면 장애 정도와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받고 활동지원에서 배제된다는 데 있다.

전환의 여파는 서비스 시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활동지원은 인정 필요에 따라 월 수백 시간까지 지원받을 수 있지만, 장기요양은 최고 등급이라 해도 방문요양 등으로 환산하면 월 이용 가능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하루 종일 활동지원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던 중증장애인이 65세 생일 이후 갑자기 하루 몇 시간의 방문요양만 남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셈이다.

이 문제가 더욱 뼈아픈 것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 때문이다. 등록장애인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이 이미 절반을 넘어섰고, 이 비중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즉 ‘연령 절벽’은 소수의 예외적 사례가 아니라 활동지원 이용자 다수가 언젠가 마주하게 될 구조적 문제다. 게다가 의료기술 발달로 중증장애인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65세를 넘겨서도 활발히 일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려는 장애인이 늘고 있다. 자립을 장려하는 정책 방향과, 나이가 차면 돌봄 대상으로 일괄 편입시키는 현행 제도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2. 반쪽짜리 개선의 역사 — 보충급여와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자

정부도 문제를 인식해 부분적 보완책을 내놨다. 2021년부터는 65세 도래로 활동지원에서 장기요양으로 넘어간 이용자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활동지원 시간과 장기요양 시간의 차액 일부를 보충해 주는 방식이 도입돼 급격한 시간 감소를 완화해 왔다. 또한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였던 65세 미만이면서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을 이용하던 장애인도 활동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차액을 메우는 ‘보충’이었을 뿐, 65세가 되면 활동지원 이용자 지위 자체를 잃는 구조는 그대로 남았다. 당사자와 장애계는 애초에 어떤 서비스를 받을지 본인이 고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나이가 아니라 개인의 필요와 생활방식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 즉 ‘선택권’이 제도의 본질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3. 2027년 7월, 드디어 도입되는 ‘선택권’

이러한 요구가 결실을 맺어, 만 65세 이상 장애인이 장기요양 수급자로 강제 전환되지 않고 활동지원급여와 장기요양급여 가운데 하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법은 2027년 7월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되면 65세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서비스를 갈아타야 했던 관행이 사라지고, 이용자가 자신의 사회활동 수준과 돌봄 필요를 따져 더 적합한 제도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법 통과에서 실제 시행까지 1년 이상 남아 그 사이 65세에 도달하는 이용자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선택권 도입에 따른 재정과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선택권이 실질적 권리가 되려면 두 제도의 정보와 급여 수준을 이용자가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갖추고, 선택 이후에도 필요가 달라지면 다시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 2026년에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전문수당이 월 1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오르고, 활동지원 대상자가 약 14만 명으로, 단가가 시간당 1만 7,270원으로 인상되는 등 제도 전반이 확대된다. 이런 양적 성장이 65세 이후에도 끊기지 않고 이어질 때 비로소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자립 지원’이라는 제도의 취지가 완성된다. 선택권 도입은 그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결론: 나이가 아니라 사람에 맞추는 복지로

장애인 활동지원의 ’65세 연령 절벽’은 단순한 행정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가 사람의 삶이 아니라 나이라는 숫자에 맞춰 재단돼 온 관행의 상징이었다. 활동지원과 장기요양은 대체재가 아니라 목적이 다른 제도이며, 어느 쪽이 필요한지는 당사자의 삶이 가장 잘 안다. 2027년 7월 시행되는 선택권 도입은 이 상식을 뒤늦게나마 제도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행 전까지의 공백을 촘촘히 메우고, 선택권이 문서상의 권리에 그치지 않도록 충분한 예산과 활동지원사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고령 장애인이 늘어가는 초고령사회에서, ‘몇 살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복지야말로 진짜 자립을 떠받치는 힘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보건복지부 「2026년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 정책브리핑(korea.kr) 2026년 보건·복지 정책, 비마이너·매일신문·더인디고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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