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부모가족 예산이 늘어난 이유
여성가족부가 2026년도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안을 2025년 대비 354억 원(6%) 증액한 6260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9월 11일 밝혔다. 이는 저출생·양극화가 겹치며 한부모가족의 양육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국내 한부모가족은 150만 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기준 중위소득 65% 이하의 저소득 가구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번 증액분을 복지급여 대상 확대와 지원금 인상, 법률·의료·주거 지원 확대,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 제고 등 네 갈래로 나눠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한 부모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소득 감소와 양육비 미지급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현실에서, 이번 개편이 실제 가계 살림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래에서는 이번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의 핵심 내용을 항목별로 짚어본다.
복지급여·아동양육비, 얼마나 더 받게 되나
이번 개편의 핵심은 현금성 지원의 대상 확대와 금액 인상이다. 먼저 월 23만 원씩 지급되는 복지급여 지원 대상이 기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65% 이하 가구로 넓어진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정으로 약 1만 명의 신규 수혜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 기준선 5%포인트 확대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그동안 기준을 살짝 넘겨 지원에서 제외됐던 이른바 ‘차상위 경계선’ 가구들이 다수 포함된다는 점에서 체감 효과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
아동양육비 인상 폭도 눈에 띈다. 미혼모·미혼부와 조손가족, 그리고 만 25~34세 청년 한부모에게 지급되는 아동양육비가 월 28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5만 원 오른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인상 폭으로, 정부가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실질 소득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의 학습 기회 보장을 위한 학용품비도 초중고생 1인당 연 9만 3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소폭 인상된다. 한편 만 24세 이하 청소년한부모 가구는 별도 기준이 적용돼, 0~1세 자녀는 월 40만 원, 2세 이상 자녀는 월 37만 원의 아동양육비를 받는다. 청소년부모 지원 대상 소득 기준도 중위소득 63% 이하에서 65% 이하로 확대돼 더 많은 어린 부모들이 지원망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법률·주거 지원과 양육비 이행 시스템 고도화
현금 지원 외에 생활 기반을 다지는 지원도 함께 강화된다. 기준 중위소득 125% 이하 한부모가족에게 제공되는 무료법률구조 사업 예산은 6억 3200만 원으로 편성돼, 양육비 청구나 친권·양육권 분쟁 등에서 법적 조력이 필요한 한부모들의 접근성을 높인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입소한 가구의 생활보조금은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두 배 인상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확보한 매입임대주택 지원 물량도 326가구에서 346가구로 늘어난다. 청소년한부모의 경우 LH 매입임대주택 보증금 지원 한도가 최대 11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상향돼 주거 안정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특히 힘을 준 부분은 양육비 이행 시스템 고도화다. 그동안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선지급금을 신청하더라도 서류 제출과 인증 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편으로 간편인증서비스가 도입돼 신청 편의성이 높아지고, 선지급금을 갚지 않는 비양육 부모(채무자)에 대한 소득·재산 조사와 압류 방식도 다각화된다. 양육비를 주지 않고 버티는 ‘배째라식’ 채무자에 대한 추심 실효성을 높여, 정부가 먼저 지급한 돈을 제대로 회수하고 이를 다시 지원 재원으로 순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채권 추심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등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만큼, 이번 시스템 고도화가 실질적인 회수율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다른 저출생 대책과 어떻게 맞물리나
이번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는 단독으로 추진되는 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올해 잇달아 내놓은 저출생 대응 패키지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서 정부는 출생 초기 지원을 위한 아이맞이지원금과 부모급여를 확대했고, 배우자출산휴가 기간을 늘리는 등 부모의 초기 돌봄 부담을 줄이는 데 예산을 집중해 왔다. 한부모가족 지원은 이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가구, 즉 양부모 지원만으로는 사각지대에 남을 수밖에 없는 가정을 별도로 겨냥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실제로 한부모가족은 양육과 생계를 한 사람이 동시에 책임져야 해 일반 가구보다 빈곤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통계상으로도 한부모가족의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가구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아동수당이나 부모급여 같은 보편적 현금성 지원과 별개로, 한부모가족만을 위한 복지급여·양육비 제도를 촘촘히 유지·확대하는 것이 저출생 대응 전체 그림에서도 빠질 수 없는 축으로 꼽힌다.
예산 증액을 넘어, 남은 과제
이번 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는 현금 지원 인상과 생활 기반 확충, 채권 추심 강화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차상위 경계선 가구와 청소년한부모까지 지원 대상을 넓힌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6% 수준의 예산 증액이 150만 가구가 넘는 한부모가족의 체감 여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매입임대주택 물량이 20가구 늘어나는 데 그친 것처럼, 현장의 대기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항목도 남아 있다. 앞으로는 양육비 선지급금 회수율을 실제로 얼마나 끌어올리는지, 그리고 지원 확대가 한부모가족의 고용·자립으로까지 이어지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은 매년 편성되는 만큼, 이번 인상분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다시 제자리걸음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얼마나 확대되나 예산 5906억 6260억 원 (K-공감, 2026-09-11)
- 한부모가족 복지급여 지원대상 확대… 월 23만원 지원 아동양육비 수혜자 1만명 증가될 듯 (2026-09-11)
- 정부, 2026년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 6260억 편성 (뉴스후플러스)
이미지 Photo by Gustavo Fring on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