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급률 18.7%의 역설, 2026년 자활지원 정책은 무엇이 달라지나

서론: 예산은 느는데 탈수급은 줄어드는 이유

기초생활수급자가 스스로 벌어 수급에서 벗어나는 비율, 이른바 ‘탈수급률’이 2018년 31.2%에서 2024년 18.7%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자활사업 예산과 참여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에서 이 수치는 역설적이다. 자활사업은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함께 제공해 ‘스스로 자립할 기회’를 주는 제도인데, 정작 자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보건복지부는 2026년 자활급여 단가 인상,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청년특화 자활사업 확대 등을 담은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정은경 장관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영등포지역자활센터를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왜 탈수급률이 떨어지고 있는지, 2026년 개편은 이를 어떻게 바로잡으려 하는지 짚어본다.

본론

탈수급률 하락의 구조적 원인

자활사업의 임금 수준은 근로유지형 일 28,980원, 사회서비스형 일 52,210원, 시장진입형 일 60,220원(실비 4,000원 별도)이며 기술 자격 보유자도 일 64,220원 수준에 그친다. 한 달 근로일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161만 원 안팎으로, 2026년 최저임금을 적용한 통상 근로소득에 미치지 못한다. 자활근로에 성실히 참여해도 일반 노동시장 진입 시 얻을 수 있는 소득과의 격차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참여자 입장에서는 수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급여와 각종 감면 혜택을 받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되는 구조다. 여기에 자활사업의 직종 구성이 단순노무나 도시락 제조, 청소 등 저숙련 업무에 치우쳐 있어 참여자의 역량이나 노동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과적으로 예산과 참여자 규모는 늘었지만 ‘자활사업 참여 → 일반 노동시장 진입’이라는 본래의 정책 목표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2026년 자활급여 개편: 단가 인상과 부양의무 완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26년에는 자활근로 단가 인상과 함께 인센티브 구조 개편이 이뤄진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참여자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공제를 확대하고 공제율을 차등 적용해, 일을 더 할수록 실질 소득이 늘어나는 근로 유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아울러 조건부 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 참여 문턱을 낮췄고, 자활역량평가에는 소득·근로능력 같은 정량 지표뿐 아니라 정서적 지표를 새로 도입해 참여자의 심리·정서 상태까지 고려하도록 했다. 별도의 「자활급여법」 제정을 통해 자활급여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하위 항목이 아닌 독립적인 법적 근거를 가진 제도로 운영하려는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이는 자활사업이 단순한 생계 보조 수단이 아니라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고용복지 정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조건부 수급자, 자활급여 특례자, 일반수급자에 더해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차상위계층까지 참여 대상에 포함되며, 신청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와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청년특화 자활지원: 청년자립도전 자활사업단

2026년 개편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부분은 청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다. 올해 5월부터 시행 중인 ‘청년자립도전 자활사업단’은 만 18세부터 39세까지의 자활참여 청년 5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청년 특화 사업단으로, 전담관리자가 배치돼 역량강화 과정인 ‘임파워먼트Ⅰ’과 취·창업 지원 과정인 ‘임파워먼트Ⅱ’를 단계적으로 운영한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 6월 11일 서울 영등포지역자활센터를 방문해 이 사업단의 추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청년 공부방과 도시락 자활사업단 현장을 둘러보며 참여자와 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정 장관은 “자활참여 청년들은 어려운 출발선에서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시에 자신의 미래까지 준비해야 하는 만큼 더욱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심리·정서 지원과 역량강화 교육, 일 경험 지원을 통해 안정적 자립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자산형성 지원사업과의 연계도 함께 추진돼, 탈수급 이후의 삶을 지탱할 물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론: 급여 인상을 넘어선 구조 개편이 관건

2026년 자활지원 정책 개편은 단가 인상과 부양의무 완화라는 단기 처방을 넘어, 자활급여법 제정과 정서적 지표 도입처럼 제도의 틀 자체를 손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탈수급률 하락의 근본 원인이 자활근로의 임금 수준이 일반 노동시장 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데 있다면, 단가를 소폭 올리는 것만으로 역전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남는다. 청년자립도전 자활사업단처럼 대상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시범적 접근이 전국 지역자활센터 단위로 안정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그리고 단순노무 위주였던 자활 직종을 노동시장 수요에 맞게 다변화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결국 자활사업이 ‘수급에서 벗어나는 다리’로 제 기능을 하려면 급여 수준 조정과 함께 참여자의 역량에 맞는 일자리 설계, 그리고 자립 이후의 삶을 지탱할 자산형성·고용연계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맞물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