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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급여 인상, 2027년 4인 가구 221만 원 시대

작성자 엘리아 · 2026년 09월 10일

들어가며 – 11년 만의 최대 인상률이 의미하는 것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는 우리 사회 빈곤 대응의 최후 방어선입니다. 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에 현금을 직접 지급해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해마다 결정되는 기준 중위소득과 급여 수준은 수백만 명의 생활 수준을 좌우합니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6.70% 인상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이는 2015년 맞춤형 급여 체계로 전환된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입니다. 이에 따라 2027년 기준 중위소득은 1인 가구 273만 원, 4인 가구 692만 원으로 올라갑니다. 생계급여 인상 폭이 이처럼 커진 배경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 하락, 그리고 기준 중위소득이 실제 가계 소득 분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오랜 지적이 있습니다.

다만 인상률 숫자만으로 제도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지급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누가 새롭게 수급자가 되는지, 그리고 오랜 쟁점인 부양의무자 기준과 재산 기준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얼마나 오르나 – 가구원 수별 생계급여 지급액

생계급여는 기준 중위소득의 32%를 선정 기준선으로 삼고, 그 기준선에서 가구의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을 지급하는 보충급여 방식입니다. 따라서 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는 선정 기준선 전액을 받게 됩니다.

2027년 가구원 수별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구원 수 2026년 2027년 인상액
1인 82만 556원 87만 5533원 5만 4977원
2인 134만 3773원 143만 3806원 9만 33원
3인 171만 4892원 182만 9789원 11만 4897원
4인 207만 8316원 221만 7563원 13만 9247원

1인 가구 기준 월 5만 5천 원가량, 4인 가구는 약 14만 원이 늘어납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인 가구는 약 66만 원, 4인 가구는 약 167만 원의 추가 지원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정부는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올해보다 8.2% 늘어난 148조 7697억 원으로 편성했고, 미래대응기금 사업을 포함하면 총 152조 4328억 원 규모입니다. 생계급여 인상은 이 예산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문턱을 낮추는 재산 기준 개편

급여액 인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누가 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합산하기 때문에, 재산 기준이 조금만 조정돼도 수급 여부가 갈립니다.

2026년부터 이미 여러 완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재산의 경우 다인·다자녀 수급 가구에 대해 1600cc 미만 승용차에만 적용하던 일반재산 환산율(월 4.17%)을 2500cc 미만 차량까지 확대 적용합니다. 자동차는 환산율이 월 100%로 매겨지면 사실상 수급 탈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조정은 지방 거주자나 다자녀 가구에게 실질적인 변화입니다. 생업용 자동차는 재산가액 산정에서 아예 제외되고, 그 기준도 1600cc 미만에서 2000cc 미만으로 완화됐습니다.

또한 25년간 유지돼 온 토지 가격 적용률이 폐지돼 공시가격이 그대로 재산가액에 반영됩니다. 국가의 불법행위 피해자로서 배상금 등 일시금을 받은 수급자가 있는 가구에 대해서는 해당 일시금을 3년간 재산 산정에서 제외하는 특례도 신설됐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재산 기준 완화만으로 약 4만 명이 새롭게 제도의 보호를 받을 것으로 추산하며, 급여 기준선 인상 효과까지 합치면 2026년 한 해에만 21만 명이 추가로 생계급여를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은 쟁점 –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가장 오랜 쟁점은 부양의무자 기준입니다. 본인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 이하여도 가족의 소득·재산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비수급 빈곤층’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정부는 2027년 하반기부터 중증장애인 가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약 3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8년부터는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연령대별 순차 폐지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생계급여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고소득·고재산 기준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의료급여에서는 기준이 폭넓게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6.70%라는 인상률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참여연대 등은 기준 중위소득이 통계청이 발표하는 실제 중위소득에 못 미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인상률 기록을 경신해도 수급 가구의 상대적 빈곤 상태는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급여 기준선을 중위소득의 32%에서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 그리고 주거급여·의료급여 등 다른 급여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 숫자 너머의 과제

2027년 생계급여 인상은 역대 최대 인상률과 재산 기준 완화,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한꺼번에 맞물린 변화입니다. 4인 가구 기준 월 221만 7563원, 1인 가구 87만 5533원이라는 숫자는 제도가 보장하는 최저선이 한 단계 올라섰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제도의 실효성은 결국 두 가지에서 판가름납니다. 첫째는 도달률입니다. 기준이 완화돼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제도를 모르면 혜택은 닿지 않습니다. 찾아가는 상담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둘째는 탈수급 경로입니다. 급여 수준이 높아질수록 근로소득이 생겼을 때 급여가 줄어드는 부담도 커지므로, 근로소득공제와 자활 지원을 통해 수급에서 자립으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촘촘히 설계해야 합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시혜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구체적 실현입니다. 인상률 기록을 갱신한 이번 결정이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 자체를 실제 소득 분포에 맞게 정비하는 후속 논의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이미지 Photo by Mikhail Nilov o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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