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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내가 설계한다: 2026 장애인 개인예산제 확대, 무엇이 달라지나

작성자 엘리아 · 2026년 10월 06일

서론: 정해진 서비스에서 스스로 고르는 서비스로

장애인 복지 서비스는 오랫동안 정부가 정해 둔 메뉴 안에서 고르는 방식이었습니다. 활동지원 시간을 받아도 쓰임새는 정해져 있었고, 당사자의 생활 방식에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런 공급자 중심 구조를 바꾸기 위해 도입된 것이 장애인 개인예산제입니다.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이 받는 바우처 예산의 일부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직접 설계해 쓰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시범사업 단계를 거쳐 2026년 들어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는 33개 시·군·구에서 960명가량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정부는 법적 근거 마련과 바우처 시스템 개발을 통해 본사업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차원의 움직임도 이어져, 경상북도는 올해부터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인예산제의 구조와 이번 확대의 의미, 그리고 본사업으로 가는 길에 남은 과제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본론 1: 개인예산제는 어떻게 작동하나

개인예산제의 핵심은 ‘선택권’입니다. 현재 시범사업은 활동지원,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청소년 방과후활동, 발달재활서비스 등 4개 바우처 급여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수급 자격이 있는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는 자신이 받는 바우처 급여의 일정 비율 범위 안에서 서비스 종류와 이용 방식을 직접 조합합니다. 경북도 사례를 보면 그 범위는 바우처의 20%이고, 월 지원액은 1인당 평균 42만 원 수준으로 소개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정해진 시간만큼 신체활동 지원을 받던 사람이 그중 일부를 외출 동행이나 사회참여 활동, 여가 프로그램에 쓰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같은 예산이라도 당사자가 직접 쓰임새를 정하기 때문에 생활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제도의 기대 효과입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는 혼자 결정하지 않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과정을 돕는 지원 인력과 지자체 담당자가 함께하며, 특히 의사 표현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는 이 과정을 돕는 체계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개인예산제는 단순한 바우처 확대와도 다릅니다. 총 급여 규모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같은 급여를 쓰는 방식을 바꾸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예산제가 성공하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인력이 다양한 수요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서비스의 질을 관리하는 기준도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본론 2: 2026년 확대의 의미와 정책 배경

올해 개인예산제의 가장 큰 변화는 규모와 방향입니다.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2026년 참여 규모는 지난해의 약 두 배로 늘었습니다. 시범사업이 일부 지역의 실험에 머물지 않고 전국 확대를 염두에 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신호입니다. 정부는 개인예산제를 지역사회 중심의 자립 지원 정책의 한 축으로 두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추진과도 연결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함께 추진되는 정책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활동지원 서비스는 약 14만 명에게 제공될 것으로 전망되고, 활동지원 시간당 단가는 650원 오른 1만 7,270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애인 공공일자리도 늘어나고, 장애아 어린이집은 2027년까지 매년 80개소씩 신설하는 계획이 소개됐습니다. 이런 인프라 확충은 개인예산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기반이기도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면 선택권은 형식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북도는 올해 장애인 복지 예산을 4,524억 원으로 전년보다 376억 원 늘리면서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역마다 서비스 기반이 다른 만큼, 지자체가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 자원을 갖추느냐가 개인예산제의 체감도를 가르는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위에 인용한 수치는 서로 다른 보도에서 가져온 것이어서, 최종 규모와 단가는 보건복지부 공식 발표로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본론 3: 본사업 전환을 앞두고 남은 쟁점

첫 번째 쟁점은 20%라는 활용 범위입니다. 당사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급여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쓰일 위험과 재정 관리의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앞으로 논의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증 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 지원입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사람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말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보호하는 조력 체계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서비스 공급 기반입니다.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에서는 선택지 자체가 부족할 수 있어 지역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적 근거와 바우처 시스템 문제가 있습니다. 부정 사용을 막으면서도 이용자가 번거롭지 않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 개정이 본사업 전환의 선결 과제입니다.

결론: 선택권이 현실이 되려면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서비스 양을 늘리는 정책을 넘어 서비스를 쓰는 주체를 바꾸는 시도입니다. 2026년 확대는 이 실험이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참여 인원이 늘면 성과와 문제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고, 그 결과가 본사업의 설계에 반영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시범 결과를 투명하게 평가해 활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인력을 충분히 양성하며, 지역 간 서비스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법적 근거와 시스템도 서둘러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예산제가 서류상의 선택권이 아니라 일상에서 체감되는 선택권이 되려면 이 과제들이 함께 풀려야 합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를 계속 듣는 일이 그 출발점입니다.

참고 자료

이미지 Photo by Ivan S o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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